너른
안개가 무릎까지 앉은 들판
저 멀리 쪼그려 앉은 사내가 있다.
기척을 연기하는 넓은 발걸음으로 다가가 사내의 몇걸음 뒷편에 선다. 사내 앞에 놓인 작은 연못. 나뭇가지 낚시대, 낚시줄 그리고 엉성하게 엮은 힘없는 파동.
눈을 뜨고 이를 닦으며 목을 좌우로 위아래로 스트레칭 물을 마시고 달궈진 팬에 계란 소금 등등
등이 굽은 사내 아침 하나를 낚고는 일어나 안개속으로 걸어간다.
안개를 달리는 들개 두마리
숨이 차는 기분이 불쾌해진건 언제쯤부터였는가?
괜한 짜증, 셔츠 목주름이 어쩌고 차키를 어젯밤 누가 어디에 뒀고 저쩌고.
낡은 나무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들판의 한가운데에
2025년 5월 31일. 리장의 들판